2011년 5월 1일 일요일

최문순 트윗 266만 명이 열람…선거 흐름 바꾼 트위터 파워

·27 재·보선 입체 분석 분당을강원도 ‘소셜 선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하나인 트위터는 4·27 재·보선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했을까. 경기도 성남 분당을과 강원 지역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모든 선거구를 따지려면 대상 트윗 수가 너무 많다.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는 두 곳에 집중했다.


선거구로 따지면 분당을 지역에 가장 주목했다. 유권자 인구 구성 때문이다. 30~40대 유권자가 전체(약 16만 명)의 절반을 넘는데 이들에겐 스마트폰과 SNS가 생활의 일부분이다. 이 지역에 출마한 손학규·강재섭 후보는 비슷한 시기에 트위터를 시작했다. 각각 2010년 8월, 9월이었다. 손 후보는 1만8000명의 팔로어를 갖고 있는 반면 강 후보는 3000명 정도와 팔로어 관계를 맺고 있었다.


트위터를 이용한 후보의 소통 측면에선 강원도가 중요했다. 이 지역에 출마한 최문순 후보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후 분석한 트위터 네트워크에서 정치인 가운데 트위터 소통 능력에서 선두 그룹이었다. 2009년 6월 트위터 활동을 시작한 그는 약 4만 명에 이르는 이용자와 소통한다. 경쟁상대인 엄기영 후보는 올해 1월 가장 늦게 트위터에 입문해 약 8000명과 소통하고 있다. 둘은 아주 대조적인 사례다.


물론 단순한 팔로어 수나 트윗 수보다는 소통 내용이 중요하다. 후보들은 트위터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이용자와 어떻게 소통할까.


먼저 네트워크 파괴력을 따져봤더니 최문순 후보 캠프의 계정이 가장 강했다. 조사기간 중 최문순 캠프 계정에서 쓴 트윗은 모두 266만4295명의 트위터 이용자에게 최소한 한 번 이상 읽혀졌다. 한국인 트위터 이용자가 총 280만 명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최문순 캠프 계정의 글을 최소한 한 번쯤 읽었다는 뜻이다.


캠프 계정의 팔로어가 1412명에 불과한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리트윗을 통해 전달되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힘이다. 손학규 캠프 계정의 글은 131만 명에게 전달되었다. 그러나 강재섭 캠프 계정의 글은 약 70만 명, 엄기영 개인 계정의 글은 약 27만 명에게 전달되는 데 그쳤다.


그런 면에서 트위터의 핵심은 리트윗(퍼나르기)이다. 어떤 사람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도 팔로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의 글을 리트윗한다는 것은 대개 생각에 동의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글이 일파만파처럼 퍼져 가는 것은 리트윗 때문이다. 4·27 재·보선에서 리트윗의 효과는 강력했다. 리트윗의 네트워크와 양이 모두 그랬다.


<그림>은 분석 대상인 네 명 후보의 개인 계정과 캠프 계정 사이에 있는 리트윗 네트워크를 보여준다. 노드(점)의 크기는 팔로어 수이고 링크(선)의 굵기는 리트윗 횟수다. 트위터 활동에서 앞선 최문순 후보의 개인 계정엔 가장 많은 수의 팔로어가 그의 글을 리트윗하고 있다. 최문순 캠프 계정과 손학규 후보의 개인 계정에도 비슷한 효과가 보인다. 반면 강재섭 후보의 계정엔 이런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 엄기영 후보의 경우 리트윗을 통한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림>에서 최문순 후보와 손학규 후보가 운영한 4개 계정을 잇는 리트윗의 양은 폭발적이다. 많은 트위터 이용자가 4개의 계정을 돌아다녔다. 두 후보 진영의 글은 자연스레 리트윗됐다. 최 후보의 개인 계정과 캠프 계정 사이에 가장 뚜렷하지만 손학규 후보 진영의 계정과도 관계가 밀접하다. 이를 통해 지역 이슈로 끝날 수 있는 이슈가 전국화됐다.


대표적인 게 강원도에서 일어난 ‘펜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었다. 옛날 같으면 강원도만의 이슈로 끝날 수 있었지만 두 후보 진영을 이어주는 리트윗을 통해 분당을 유권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로 전달됐다. SNS 선거 환경에선 지역 이슈가 언제든지 전국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결과적으로 강원도에서 일어난 사건은 최문순 후보뿐만 아니라 손학규 후보에게도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강재섭 후보 진영의 계정과 엄기영 후보 계정 사이엔 이런 효과가 미미하다. 강재섭 후보 지지자에겐 분당을 선거만 보였고, 엄기영 후보 지지자에겐 강원도 선거만 보였다. 트위터에서 한나라당은 지역구 선거를 치렀고 민주당은 전국 선거를 치렀다.


지난해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트위터의 정치적 의미는 다시 한번 확인됐다. 모두 함께 만들어나가는 소셜 선거가 가능해졌다. 정치인이 트위터에서 아무리 많은 팔로어를 갖고 있어도 네트워크가 작동하려면 수많은 보통사람의 트윗, 리트윗, 리플라이가 필요하다. 수많은 보통사람의 자발적 참여는 평소 특정 정치인의 진정성과 신뢰, 그리고 소통능력이 없다면 일어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정치인과 직접 소통하고, 의제를 설정하고, 투표를 독려하며, 세상을 바꾼다. 정치 공동체의 귀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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