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일 월요일

"전주시" ‘번개맨’ 순찰대 떴다

                       전북 전주시 평화동의 치킨·중화요리·피자 등 음식점 종업원들로 구성된 오토바이 순찰대. [전북 경찰청 제공]

치킨집·피자가게·중국집 등 종업원들은 ‘번개맨’으로 불린다. 오토바이를 몰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거칠 것 없이 달린다. 넓은 도로나 좁은 골목길 어디든지 마음대로 휘젖고 다닌다. 동네 구석구석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 훤히 꿰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에 거주지를 둔 번개맨들이 ‘오토바이 순찰대’를 출범시켰다. 자신들의 민첩한 움직임·정보력을 활용하면 지역내 사건·사고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뭉쳤다.


오토바이 순찰대는 평화동내 음식점 종업원 등 25명으로 구성됐다. 연령은 20~30대로 다들 의협심이 강하고 신고의식이 투철하다. 한때 굉음을 터트리며 심야의 거리를 질주했던 폭주족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본업에 종사하면서 틈틈이 경찰과 협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강도·교통사고·뺑소니 등 사건 현장을 목격하면 곧바로 경찰에 연락한다. 범죄 용의자와 비슷한 사람을 발견할 경우 신고는 물론, 미행도 할 계획이다. 사건 발생 주변에 있을 때는 도주자들의 길목을 지키는 감시자 역할도 하게 된다.


오토바이 순찰대 출범은 최근 평화동에서 일어난 날치기 사건이 계기가 됐다. 3~4월 전주시내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행인들의 가방·목걸이 등을 탈취해 도주하는 사건이 20여 차례나 발생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평화동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 경찰차가 절도범을 발견하고 쫓았지만 오토바이를 탄 범인은 차량 사이를 지그재그로 달린 뒤 골목길로 유유히 사라졌다. 경찰은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신세’가 돼 도주범을 멍하니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번개맨들이 경찰과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나선 것이다.


순찰대 멤버로 나선 안탄회(34)씨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쪽 저쪽 배달을 다니다 보면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미아·가출 정보를 접하게 되는 일이 많아 이를 활용하면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이 될텐데 하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번개맨들이 범인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경우 ‘범죄신고자 보호 및 보상에 관한 규칙’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교통 사망사고 뺑소니범의 경우 신고포상금이 최고 1000만원이나 된다. 강도·절도 신고는 50만~100만원을 받는다. 경찰은 이들과 수시로 모임을 가져 정보를 교류하고, 범죄예방 교육도 할 계획이다.


홍성범 평화파출소장은 “오토바이를 모는 번개맨들은 기동력이 뛰어난데다 지역·동네 사정에도 밝아 치안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들로 구성된 순찰대가 자리를 잡게 되면 강·절도 등 민생범죄 해결은 물론, 오토바이 교통사고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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