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9일 수요일

찬사 쏟아내던 일본 "삼성전자, 중대기로에 서 있다"

 닛케이비즈니스 보도



캐시카우 반도체 전망 불투명…LCD는 '공급과잉'에 적자


'수직 통합' 사업 구조도 균열…빠른 추격자 모델 한계 봉착


"삼성전자가 중대기로에 서 있다. "


일본의 유력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삼성전자가 질주를 멈추고 갈림길에 서 있다고 최신호(27일 발매)에서 보도했다.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반도체는 수요감소로 이익이 줄어들고,LCD(액정표시장치)는 공급과잉으로 향후 수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품 부문에서 돈을 벌어 세트(완제품) 부문을 키웠던 수직통합형 사업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울한 분석도 내놨다.


삼성전자가 10조원이 넘는 이익을 올린 2004년 이후 줄곧 일본 언론은 삼성전자에 대해 찬사만 쏟아냈다. 올초까지만 해도 '일본 기업은 삼성을 배워야 한다'는 '삼성 학습론'을 제기해 왔다. 그러던 일본 언론이 올 1분기(1~3월) 실적 악화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미래에 의문표를 찍기 시작했다. 한국의 성공을 상징하는 삼성에 대한 일본 언론의 시각이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캐시카우 반도체 불투명


닛케이가 지적한 삼성전자의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부문이 과거처럼 막대한 이익을 내기 힘들 것이란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에서만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1조6400억원에 그쳤다. 작년 동기대비 16% 줄었다. 전망도 좋지 않다. PC 수요 부진으로 1달러 밑으로 떨어진 D램 가격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클라우드(인터넷을 통한 서버 이용) 서비스가 확대되면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다.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애플과의 관계가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삼성전자에 위탁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와 갤럭시탭을 앞세워 애플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애플이 공급처를 다른 곳으로 옮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LCD부문은 더욱 심각하다. LCD사업부는 올해 1분기에 23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8분기 만의 적자다. 닛케이는 "삼성전자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중국 등에 LCD 설비를 늘리고 있다"며 "이런 투자가 향후 중국 · 대만 업체들과의 소모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직통합형 사업구조도 함정


닛케이는 "삼성전자가 2006년 이후 부품 부문에 거액의 투자를 한 것은 수직통합형 사업구조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직통합 모델은 부품 생산성이 올라가면 이익이 늘어나고,세트부문의 경쟁력도 강화되는 장점이 있다. 또 부품이 부족할 때도 회사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한 후 수요가 줄어들면 그 타격은 다른 기업에 비해 더 커질 수 있다. 닛케이는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가 부품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사업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도 삼성전자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닛케이는 "이건희 회장이 2006년부터 '창조 경영'을 내세우며 신사업을 독려했지만 5년이 흐른 지금도 반도체나 LCD와 견줄 만한 신규 사업은 발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업문화도 문제점으로 거론했다. 선진 기업의 성공 전략을 받아들여 따라잡았던 '빠른 추격자 모델'은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삼성전자가 추격자로 남을 것인지,아니면 창조적인 제품과 사업 모델로 더욱 발전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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