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5천년 역사에서 나라 자체가 사라진 것은 1백 년 전에 대한제국이 일제에 의해 패망한 게 처음이다. 조선이 패망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왕권이 미약하고 신권이 강한 이른바 ‘군약신강(君弱臣强)’의 왜곡된 통치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의 명청대가 성리학 이념에 입각한 붕당정치로 인해 이내 패망한 송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황권을 극도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과 대비된다.
선조 때 사림세력이 신권의 주축이었던 훈구세력을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하면서 처음으로 붕당이 출현했다.
중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문득 G2로 올라선 것은 기본적으로 ‘흑묘백묘’로 상징되는 등소평의 개혁개방 정책의 산물이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인 배경이 있다. 바로 축적된 통치리더십이다. 흔히 제왕학으로 불린 통치리더십은 역사와 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중국의 역대 황제는 한족의 왕조이든 이민족의 왕조이든 상황에 따라 왕도와 패도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는 소위 왕패병용(王覇竝用)의 이치를 통찰하고 있었다. 성리학에 함몰된 조선조의 역대 군왕과 대비된다.
이번 우리문화사랑방에서는 중국의 황제와 조선의 국왕을 비교해 봄으로써 조선과 중국의 리더십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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